
📍 영화 정보 요약
영화 제목: 왕과 사는 남자 (The King's Warden)
한국 개봉일: 2026년 2월 4일 (수)
감독: 장항준
주요 출연진: 유해진(엄흥도 역), 박지훈(단종 역), 유지태(한명회 역), 전미도(궁녀 매화 역),
김민(태산 역), 이준혁(특별출연)
*** 스포일러 주의 : 2026년 1월 27일 (화) 롯데 월드타워 시사회를 보고 와서 작성한 글로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안 보셨다면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1) 영화 줄거리
1457년, 계유정난(癸酉靖難)으로 왕위를 찬탈당한 단종 이홍위(박지훈)는 '노산'이라는 이름으로 강등되어 유배길에 오릅니다.
노산은 적통 왕족으로 태어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곧 그 왕위를 빼앗기고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처지가 됩니다. 그를 쫒아낸 세력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 자신의 편에 섰다 목숨을 잃은 신하들에 대한 죄책감이 뒤섞인 채 모든 것을 잃고 유배지인 강원도 영월의 산골짜기 '청령포'로 향합니다.
한편 먹고살고 힘든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유해진)는 자신의 아들의 미래와 마을 사람들을 위해 마을에서도 가장 외진 '청령포'를 유배지로 유치하기위해 적극적으로 한명회*에 피력하여 성공합니다. 바로 옆 마을(노루 마을)이 유배 왔던 고관대작의 덕으로 배불리 먹게 되고 아이들도 교육의 수혜를 받아 장원급제도 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가 부푼 꿈으로 맞이한 이는 다름 아닌 왕위에서 쫓겨난 이홍위였습니다.
먼 유배길에 지치고, 정쟁의 트라우마로 노산은 밥 한술 뜨기조차 힘들어합니다. 보수주인**으로서 노산의 모든 일상을 감시해야만 하는 엄흥도는 처음엔 그가 마땅치 않지만,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그가 점점 신경 쓰입니다. 다행히 엄흥도의 아들 태산을 비롯한 광천골 사람들의 따뜻한 보살핌과 관심이 노산을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엄흥도 역시 노산과 가까워지며 조금씩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닌 '의로운 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달라진 노산의 강렬한 눈빛을 알아챈 한명회(유지태)는 그와 광천골 사람들을 압박하고 다시금 고통에 빠지게 만듭니다.
'노산군이 돌아가셨을 때, 엄흥도라는 분이 슬퍼하며 곡하고, 시신을 수습한 뒤 평생을 숨어 살았다'는 실록 속 두 줄의 기록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역사를 재현하기보다 기록의 빈칸을 조금 더 인간미 있게 그려냈습니다.
* 한명회(韓明澮)[1415~1487] : 계유정난때 수양 대군(首陽大君)을 보좌하여 왕위에 오르는 데 공을 세웠으며, 사육신의 단종 복위 운동을 좌절시켰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 * 보수주인(保授主人): 조선 시대에, 유배 온 죄인의 거처와 음식을 마련하고, 죄인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던 책임자.
2) 시대 배경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비교적 조선시대 초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조선 역사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 중 하나가 펼쳐진 때입니다.
1452년, 문종 임금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겨우 12살이었던 어린 단종이 조선의 제 6대 국왕이 되었습니다. 단종은 너무 어려서 아버지 문종이 부탁한 김종서, 황보인 같은 대신들이 어린 왕을 도와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그런데 1453년 10월 10일, 단종의 숙부인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이라는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수양대군은 김종서의 집으로 찾아가 그와 그의 아들을 죽이고, 황보인을 비롯한 여러 신하들을 한밤중에 모두 죽여버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수양대군은 나라의 군사와 정치를 모두 자기 손에 넣었습니다.
2년 뒤인 1455년, 수양대군은 어린 단종에게 왕 자리를 내놓으라고 강요했고, 결국 단종은 왕 자리를 넘겨주고 맙니다. 이로써 수양대군은 조선의 7대 왕인 세조가 되었습니다. 단종은 1456년 신하들이 자신을 다시 왕으로 만들려다 실패한 사건 때문에 노산군으로 신분이 낮아져 1457년 강원도 영월로 유배를 가게됩니다. 영화는 왕 자리를 빼앗기고 영월로 쫓겨난 노산이 짧은 생을 마감하기 전 광천골 마을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을 그립니다.
궁궐에서만 곱게 자라 유배지에서 서민들의 삶을 처음 경험해봤을 노산이 이 곳에서는 생활 환경은 비록 낙후되었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그들을 가르치고, 위험으로부터 지켜내기 까지 합니다. 생애 처음으로 본인의 의지로 주도적으로 사는 경험을 해본 것입니다.
3) 영화 총평 및 나만의 평점
'계유정난'은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 성공보다는 어린 단종의 슬픈 이야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단종은 적장자 왕세자의 장남, 즉 적장손으로 태어난 국왕으로, 조선 왕조 역대 국왕 중 가장 완벽한 정통성을 지닌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너무 비참하고 가혹하게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 유명한 어린 왕의 이야기는 학교에서 다 배웠기 때문에, 영화를 보러가는 관객들은 비극적인 결말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습니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단종 노산이 유배지에서 이렇게 지냈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바탕으로, 그의 유배 시절이 너무 외롭지 않았기를 바라며, 감독이 그려낸 이 작품은 참 따뜻합니다.
영화의 시작과 끝은 슬프지만,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는 발랄하고 유쾌합니다. 우리는 사람에게 상처 받지만, 또 다시 사람을 통해 치유받게 됩니다. 이러한 장항준 감독 특유의 휴머니즘이 느껴지는 연출방식에 장, 단점이 모두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특별 출연이지만 나름 비중있게 나오는 단종의 삼촌 금성대군과 관련해서는 다소 올드하게 연출된 느낌이 있습니다. 싸움 씬이나 사약을 받고 죽게되는 연출에서 뭔가 1990년 대 후반 사극 드라마의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CG특수효과로 그려 낸 호랑이도 요즘 AI 영상 기술이 많이 발전한 것에 비해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노산을 단순히 어리고 나약한 왕이 아니라 보다 용감하고 백성들을 진심으로 염려하는 주도적인 모습으로 재해석한 점이 좋았고, 박지훈 배우의 캐스팅도 적합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극에서 가장 비중이 많았던 배우 유해진의 연기는 역시나 말할 필요도 없이 좋았습니다. 캐릭터가 초반 부터 명확하니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비속어 섞인 대사가 나올 때 마다 관객들의 큰 웃음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 관람 포인트
1) 촌장과 마을 사람들의 케미스트리
마을 사람들은 조연이지만, 굉장히 입체적으로 그려지고 각 캐릭터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이 나와서 좋습니다.
2) 배우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의 사극 도전
전부터 연기로 유명한 분들이지만 사극에서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사극에 적합한 대사 톤, 외적인 요소(체중 감량, 분장 등), 연기 동작을 위해 많이 노력하셨을 텐데 굉장히 자연스럽게 다가왔고, 한복이 모두 잘 어울렸습니다.
3) 배우 박지환, 이준혁, 안재홍 특별출연
생각보다 비중이 많고 극에서 존재감이 높았습니다. 주요 출연진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 국내 흥행 전망
우선 전체관람가이고 2월 구정 설연휴 전 주에 개봉하기 때문에 가족 단위 관객들이 많이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사 이야기에 관심 많은 친구들이 많고 워너원 가수 출신 배우 박지훈의 팬덤도 적지 않기 때문에 어린 관객들의 호응이 좋을 것 같습니다. 킬링타임용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라 가뿐히 손익분기점 260만을 넘길 것이라 예상합니다.
📍 나만의 평점: ⭐⭐⭐ ⭐ ☆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