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정보 요약
영화 제목: 맨체스터 바이 더 시 (Manchester by the Sea)
북미 개봉일: 2016년 11월 18일
한국 개봉일:2017년 2월 15일
감독: 케네스 로너건(Kenneth Lonergan)
주요 출연진: 케이시 애플렉(리 챈들러), 미셸 윌리엄스(랜디), 카일 챈들러(조), 루카스 헤지스(패트릭)
1) 영화 줄거리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며 혼자 사는 리(케이시 애플렉)는 어느 날 형 조가 심장병으로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맨체스터 바이 더 시로 향합니다. 하지만 형이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고, 리는 형의 유언장을 통해 자신이 16살 조카 패트릭(루카스 헤지스)의 후견인으로 지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혼란에 빠진 리는 조카를 데리고 보스턴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패트릭은 자신이 나고 자란 맨체스터를 떠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합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리가 왜 고향을 떠나 보스턴에서 무기력하게 살아가는지를 조금씩 보여줍니다. 과거 리는 아내 랜디와 세 아이를 둔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의 가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추운 겨울 밤, 리의 작은 실수로 집에 화재가 발생했고, 그 사고로 세 아이를 모두 잃게 됩니다. 이 사건 이후 리는 아내와 이혼하고 모든 것을 버린 채 보스턴으로 도망치듯 떠났습니다.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던 리는 스스로에게 벌을 주듯 외롭고 무의미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형의 죽음으로 다시 고향에 돌아온 리는 자신의 아픈 과거와 마주하면서도, 조카 패트릭을 돌보며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2) 제작 배경
영화는 2016년 현재의 미국 동부 해안 지역을 배경으로 합니다. '맨체스터 바이 더 시'는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작은 바닷가 마을로, 실제로 존재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보스턴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조용한 어촌 마을입니다. 영화 속 맨체스터는 오래된 가톨릭 신자들이 많이 사는 전통적인 공동체입니다. 사람들이 서로를 알고,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작은 마을이기에 리의 과거 사건은 모든 이들이 기억하는 비극입니다. 이런 작은 마을에서는 누군가의 아픈 과거가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겪는 상실과 고립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형 조는 어부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리는 보스턴에서 평범한 아파트 관리인으로 살아갑니다. 이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가족, 또는 주변의 소중한 이의 죽음이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상처가 평생 남는다는 것, 그리고 상처를 가지고 묵묵히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영화는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3) 총평
이 영화는 "시간이 지나면 모든 상처가 아문다"거나 "노력하면 과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식의 전형적인 해피엔딩 결말과 메시지를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상처는 평생 남는다"는 슬프지만 솔직한 이야기를 합니다. 영화 초반 관객들은 "왜 주인공 리는 저렇게 무기력하고 신경질적이지?"라는 의문을 품게 되지만, 과거가 밝혀지면서 그의 모든 행동이 이해됩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아무도 모르는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며 혼자 살고 있습니다. 고장난 모든 시설을 뚝딱 고쳐주고 있지만, 불친절함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아파트 거주민들의 문제는 쉽게 고쳐주지만 정작 그 자신의 삶의 상처는 고쳐낼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고립을 선택하고 마음 문을 닫고 사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조카 패트릭과 리는 끝까지 완전히 회복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리가 패트릭을 위해 보스턴에 방 두 개짜리 집을 구하겠다고 말하는 장면, 패트릭이 나뭇가지로 땅을 파내리자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아 내린 모습은 곧 봄이 다가 올 것이고, 미래에 대한 조그마한 희망을 보여줍니다. 너무 큰 상처는 사라지지 않지만, 그래도 상처와 함께 어떻게든 살아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메시지가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관람 포인트]
▪ 케이시 애플렉의 연기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밴 애플렉의 동생 케이시 애플렉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영혼이 빠진 듯 무기력한 남자 리를 놀랍도록 사실적으로 연기했습니다.
▪ 미셸 윌리엄스의 연기
이혼한 전부인으로 출연한 배우 미셸 윌리엄스 길에서 리를 우연히 만나 사과하는 장면에서 짧은 등장이지만 사실적인 연기로 극의 슬픔을 배가 시켜줍니다. 셔터아일랜드, 파벨만스에서 그녀의 연기력을 보고 인상 깊었는데, 이 작품에서도 입체적이고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 이야기 전개방식
영화는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현재의 리가 조카를 돌보는 모습과 과거 행복했던 리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관객들이 퍼즐을 맞추듯 진실을 알아가게 만듭니다. 이런 방식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이 유지되고,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큰 감정의 파도를 경험하게 됩니다. 케네스 로너건 감독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습니다.